한겨레 신문에는 김영삼 대통령의 어록이 실렸다. 제일 먼저 등장하는 것이 "머리는 빌릴 수 있어도 건강은 빌릴 수 없다"는 것인데, 이 말이 어디서 나온 것이냐 하면, 1987년 대선에 나서면서 김대중과 자신을 비교하면서 나온 말이었다. 당시 상대적으로 건강이 좋지 않다고 알려진 김대중보다 자신이 낫다고 하는 것을 강조하느라고 했던 말인데, 야릇하게도 이 말은 "나는 김대중보다 머리가 빈약하다"는 것을 드러내는 말이 되고 말았다. 결국 그는 머리를 제대로 빌리지 못하여 IMF라는 국가 재난을 당하고 말았다.

그는 "닭의 머리를 비틀어도 새벽은 온다"는 등 인상적인 말을 남겼는데, 또한 대중 연설에서 "이것은 역사의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"고 말하려고 하다가 "이것은 역사의 아이노리가 아닐 수 없다"고 하여 사람들의 웃음을 자아냈던 적도 있었다. 

하여간 내 생각에, 김영삼 대통령의 가장 뛰어난 명언은 "칠푼이"라는 말이었다. 가만히 생각해 보니 그 여자를 묘사하는 데 이보다 뛰어난 용어가 없다. 이 말은 지금 내가 즐겨 사용하는 말인데, 만일 김영삼 대통령이 그 말을 하지 않았다면 나는 도대체 그 여자를 뭐라고 불렀을까를 생각하니 김대통령에게 감사하지 않을 수가 없다. "칠푼이...." 정말 절묘한 용어이다. 

내가 처음 이 용어에 강하게 공감했던 내력은 이러하다. 나는 2009년에 그녀에게 직접 편지를 써서 보냈다. 이 편지에서 나는 그녀에게 이명박과 결별하고 자신을 따르는 60여명에 이르는 국회의원들을 이끌고 당시 지지부진하던 민주당을 접수하여 민주당의 수장이 될 것을 권하였다. 그러면 경상도와 전라도를 모두 통합하는 대통령이 될 것이고, 한국의 오랜 고질병인 동서 화합의 시대를 이룰 것이고, 그녀는 반통령이 아닌 온통령, 곧 명실공히 "대통령"이 될 것이라고 말하였다. 그러면 그녀는 노벨 평화상을 받게 될 것이고, 내가 앞장 서서 노벨상을 추천하겠다고 말하였다. 

하지만 그녀는 이 기막힌 제안을 거절하고 아주 좁쌀만한 인간성으로 결국 지역에 기반을 둔 옹졸한 반통령이 되고 말았다. 하여 나는 김영삼 대통령이 그녀를 "칠푼이"라고 했을 때, 이 말이 얼마나 적절한 표현인가를 절감했다. 지금 자기 아버지 미화를 위해 역사 교과서를 바꾸겠다는 옹졸하기 짝이 없는 그녀를 볼 때, 이 "칠푼이"라는 말이 얼마나 적합한 표현인가를 절감하고 김영삼 대통령의 혜안에 놀라울 뿐이다.